Apple IIc 연결을 위해 'EYOYO E10' 구매

Apple IIc 실기 연결용으로 9.7인치 4:3 모니터인 EYOYO E10을 구매했다.

 

해외 Apple IIc 사용자들의 유투브를 보면, CRT나 14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 대신 8인치 정도의 방범 모니터(security monitor)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매번 CRT에 연결하기 번거롭고 Apple IIc의 컴팩트함을 유지하기 위해 작은 LCD 모니터를 위에 올려 사용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때 많은 Apple IIc 유저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NightOwl 제품은 현재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여, 그 대신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EYOYO 제품을 구매했다. 8인치 보다 좀 더 큰 화면이 좋을 것 같아 10인치(9.7인치) 제품 E10 모델을 구매했다.

 

익숙한 4:3 화면 비율보다는 가로로 약간 더 길쭉한 것 같이 느껴져 조금 실망했는데, 어차피 AV 연결시 화면을 다 채우지 못할 것이므로 그냥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해상도는 1024x768로 4:3 비율이라고 한다.

일부 판매처에서 LCD 패널의 타입을 IPS라고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제품 박스 전면에 'TFT LCD'라고 적혀 있고 전원을 넣어서 화면을 직접 봐도 TFT LCD로 보인다. 이러한 제품의 주요 목적이나 LCD 화면 응답 속도의 측면에서 TFT LCD라는 것이 크게 문제되는 규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품의 연결단자는 AV(RCA, BNC), RGB, HDMI를 지원한다. 이전에 'Adrian's Digital Basement' 서브 채널에서 8인치 모델을 사용하는 영상을 봤을 때 AV 신호를 인터레이스 신호 처럼 처리하는 것을 보고, 구매한 제품도 비슷한 처리를 할까봐 구매 전 염려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영상이 위 아래로 요동치는 현상은 없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는데, Apple II의 텍스트 모드에서 color killer 처리가 안되어 텍스트 글자에 색깔이 들어가 보기 어려웠다. 위의 사진에도 보이 듯, 심지어 처음 부팅할 때 'Apple //c' 로고에도 컬러가 들어간 채로 표시된다. 오히려 HGR 모드에서 텍스트 글자의 color fringe 현상이 더 자연스럽고 보기 편할 정도였다.

 

CRT 연결 시 화면이나 AV2HDMI 사용 화면에서는 텍스트가 정상적으로 보이므로 Apple IIc의 문제는 아니다. 당연하게도 이 모니터에 AV2HDMI를 통한 HDMI 신호를 입력할 때에도 텍스트 처리는 문제 없어 보인다. 그러니 아마도 모니터의 AV 처리 모듈에서 처리를 못하거나 엉뚱한 영상효과를 적용하고 있는게 아닐까 의심 된다.

 

대신 그래픽 모드의 게임들에서는 생각보다 화면이 괜찮게 보였다. 물론 CRT 화면이나 소프트웨어 에뮬레이터들의 효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Apple IIc에 간편하게 디스플레이를 설치해서 잠깐 게임을 플레이 하는 정도로는 적당한 것 같다.

 

글자 가독성이나 이미지 표현 측면에서도 예상보다는 매우 양호했다. CRT 화면이나 에뮬레이터의 화면을 보고 LCD 기반 AV 화면 디스플레이에서는 어렵지 않겠나 싶었던 표현도 제법 보여주는 것 같다(CRT 화면이나 에뮬레이터 화면과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데, 어떤 경우 에뮬레이터들의 화면 표현보다 나은 면이 있다).

 

대부분의 게임이 고해상도 그래픽 모드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텍스트 기반 유틸리티나 BASIC 또는 어셈블리를 사용할 때 알록달록한 색깔이 입혀진 텍스트 화면은 매우 방해된다. 검색해 보니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데 해결책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만 해결이 되면 크게 불만 없이 Apple IIc의 기본 모니터로 사용할 것 같은데 아쉽다.

 

 

 

<< 업데이트 #1 : 22.05.31 >>

화면 사진 몇 개 추가.

 

 

<< 업데이트 #2 : 22.05.31 >>

텍스트 색번짐 현상에 대한 추가 조사 및 확인 내용

(1) 현상 조건 확인

- 맨 처음 켰을 때 텍스트 글자는 흑백으로 표시됨

- 이후 컬러 화면이 되었다가 텍스트 화면으로 넘어 오면, color killer가 동작하면서 아주 잠깐 흑백이 되었다가 곧 색번짐 발생

- AV 케이블을 뺐다가 다시 꽂으면 텍스트가 아주 잠깐 흑백이 되었다가 금새 색번짐 발생

-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강재로 흑백으로 설정하면(color 값을 0으로 설정) 당연하게도 텍스트가 색번짐 없이 흑백으로 표시

(2) 분석

- 텍스트의 색 번짐은 HGR 모드에서의 color fringe와 다름 (HGR 모드의 색 효과는 Apple II 기기 고유의 느낌이 있고 부드러우나, 텍스트 색번짐은 강렬하고 진함)

- 텍스트 컬럼 별로 번지는 색이 다름

- 's'나 '-' 같은 일부 텍스트 캐릭터는 색 번짐이 없음

(3) 예상

- 아마도 모니터가 color killer 처리를 못하고 임의의 크로마 신호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 같다

- 텍스트 모드로 시작해서 color killer 동작없는 구간에서는 텍스트가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Reset 조합을 누른다든지 HGR 모드에서 TEXT 모드로 돌아간다든지 해서 color killer가 동작하면 모니터는 이를 이상하게 처리하는 것 같다

 

<< 업데이트 #3 : 22.06.17 >>

다른 컨텐츠를 보던 중 이 모니터의 텍스트 색상 처리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유투브 채널 'The 8-Bit Guy'에서 Commodore 64를 다룬 내용 중, Commodore 64의 video-out 단자 중 monochrome 신호만을 빼서 컬러 TV에 연결하니 TV는 여전히 컬러 신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임의로 컬러를 입혀 알록달록한 컬러의 화면을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8분45초부터).

이 모니터의 현상도 동일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Apple IIc의 Color Killer 동작으로 컬러 신호 내용이 없는 monochrome 정보만 받은 모니터가 임의로 색깔을 넣어 보여주는 듯 하다. 이 영상을 보고 심증이 더 굳어졌다.